평소 드라마를 잘 보지 않지만, 그나마 챙겨보는 드라마가 리얼리즘 수사물이다. 조디악, 더 와이어 같은 극 전개과정에서 절정이 생략된 듯한 작품들. 무미건조해 졸음이 쏟아져도 꾸역꾸역 참으며 보는 묘미가 있다. 트루 디텍티브는 미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있을만한 작품이다. 우디 해럴슨과 매튜 매커너히가 주연을 맡았고, 이들의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틈틈히 시즌 1의 3화까지 보았다. 시종일관 화면 속에 내려앉은 농무는 쇠락해가는 루이지애나의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한다. 루이지애나라하면 본디 프랑스 땅이었고, 주도 뉴올리언즈는 재즈가 유명하며, NBA선수 칼 말론의 고향이라는 것 정도 밖에 몰랐는데, 이제는 꽤나 그 풍경이 익숙해졌다. 살인사..
친한 직장 동료 형님네의 셋째 출산을 앞두고, 출산 선물로 고른 빌레로이앤보흐. 백화점에도 대부분 리빙 코너에 입점해있지만, 수입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듯한 할인매장이 있었다. 잠실역에 있는 홈스위트홈 잠실점은 빌레로이앤보흐 이외에도 다양한 수입 생활용품을 할인해서 판매 중이다. 주차장이 협소하고, 진입통로가 교행이 불가능한 좁은 길임에도 일방통행이 아니기에, 운전에 자신없다면 굳이 차량을 가져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주차할 공간도 부족해서 꽤나 헤맸다. 빌레로이앤보흐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것도 역시나 결혼한 후다. 총각이 이런 비싼 식기를 쓸 일도 만무하고, 다이소에서 대충 2천원, 3천원 하는 것을 사다 썼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고급 식기는 그만큼 음식의 풍미를 돋구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생각..
런던 1존만 돌아다닌 것 같은데 어느 덧 런던을 떠날 때가 되었다. 더 긴 일정을 잡았다면 리버풀도 가보았을텐데, 런던만으로도 5일의 일정은 촉박하고 부족했다. 내가 게으른 탓도 있지만, 박물관과 미술관만 해도 하루는 온전히 시간을 내어야 제대로 둘러볼 수 있을만큼 런던은 볼 거리, 즐길 거리가 넘친다. 숙소에서 만난 형은 뮤지컬을 하루에 한 편씩을, 다른 형은 일주일 넘게 눌러 앉아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2경기 보고 간다고 했다. 런던의 일반적인 건물들은 모두 지하에도 사람이 사는 듯 했다. 내가 묵던 숙소도 지하에 있던 터라, 지내던 내내 습기가 온 몸으로 느껴졌다. 아마 비가 그토록 오지 않았다면 조금은 지내기 수월했을 지도 모르겠다. 런던에 대한 기억은 온통 비를 맞고 다닌 기억 밖에 없다. 런던..
부적격 등으로 당첨 취소된 물량이 추첨분으로 풀려 청약 이전부터 로또청약이라는 말이 많았던 개포DH자이. 민간분양이라 전매제한도 없고, 실거주 의무도 없어 당첨 후 계약금을 낼 현금만 있다면, 전세로 중도금, 잔금을 충당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물건이다. 청약에 도전해보려 아침부터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와이프가 분리세대라 장모님이 소유한 소형 아파트가 유주택으로 산정되는 바람에 나 또한 청약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었다. 부랴부랴 전입신고를 해서 세대분리를 해볼까 했지만, 이미 공고일도 훌쩍 지난 뒤였다. 결국 복권은 긁어보지도 못한 채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셈이 됐다. 결혼 전 전세집을 구하려 했을 때도 전세금이 직전 해에 비해 30% 이상 급등해서 매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막연히 4..
퇴근 길에 문득 보게 된 버스 정류장의 광고. 뉴욕은 나를 그리워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뉴욕이 그립다. 작년 2월만 하더라도 이 괴질이 이토록 오래,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나마 언젠가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메디슨 스퀘어 가든과 러커 파크를 코로나 창궐 이전에 밟아보았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 내가 뉴욕으로 여행을 간다니 직장 팀장님은 중국에서 거리가 먼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안전할 거라며 잘다녀오라는 농을 던졌었다. 귀국 후 3월부터 미국도 급격히 사태가 악화되기 시작하더니, 미국은 수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가장 많은 희생을 치룬 국가가 되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국내 코로나 19 감염자가 2천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들여오기로 했던 모더나 백신은 알고보..
매여름 늘 계곡을 함께 찾았던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함께 한 하루. 코로나 4단계로 인해 저녁 6시 이후로는 3명 이상의 모임이 불가하기에 서울 근교 계곡을 당일치기로 다녀 오기로 했다. 경기도 일대의 계곡은 하천변 정비사업으로 인해 대부분의 불법 영업장들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평의 하천은 대부분 상수원 보호구역이기에 계곡 내에서의 취사는 불법이다. 여러 블로그를 보면 딱히 단속하는 공무원이 없다하여 합법인냥 취사를 한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법률의 부지라고 보면 된다. 때문에 계곡에서 최대한 가깝고, 합법적으로 인,허가를 받고 영업하는 곳을 검색했고, 그렇게 찾은 곳이 바로 가평호수유원지민박이다. 평상을 6만원에 대여하면, 딱히 음식을 시키지 않아도 샤워장, 취사장, 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