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을 향해가는 우리. 동창들 중 그나마 단체톡방을 만들어 소식을 주고받는 무리가 둘 있는데, 한 쪽은 이젠 둘 빼고는 모두 유부남이 되었다. 열 중 여덟이 유부남이니, 결혼을 안한다 안한다하지만 또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요즘 그 무리 중 한 녀석이 유난히 모임을 자주 추진한다. 덕분에 분기별로 시간이 맞는 녀석들만 모여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나름 일상의 활력소다. 다 허락해주신 우리 와이프님의 은덕 덕분이거니. 이제 하나 둘 육아를 시작하게 되면 이 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여행은 친구의 집들이를 겸한 1박 2일의 글램핑.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4억에 분양받은 세종시의 아파트가 어느덧 호가로 9억을 넘었단다. 여행 중 대부분을 부동산과 정치이야기로 보내었으니 우리도 나이..
계룡에서의 군생활 당시 뻔질나게 드나들던 32사단. 행정수도와 관련해 한참 시끄럽던 시절이었고, 연기군 일대는 찬반과 관련된 여러 이익단체들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여러모로 을씨년스럽던 곳이었던 기억. 삶의 터전을 잃은 농민들 중 얼마나 온당한 보상을 받았을까. 15년만의 방문. 논밭 일색이던 곳이 이제 30만이 살아가는 도시로 바뀌었다. 어느덧 7년차 사무관이 된 친구의 초대로 모처럼 다시 찾게 되었다. 신도시라 괜찮은 카페가 많을 듯 싶은데 찾기가 쉽지 않다. 개중에 친구가 추천해 이끌고 간 곳이 이도카페. 친구가 입주한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독채 카페이다. 전국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답게 1층은 키즈존으로. 조그만 놀이터도 꾸며놓아 아이들이 놀고있다. 을씨년스럽던 추억에 걸맞는 을씨년스러..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다(검찰청법 제4조). 변호사는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한다(변호사법 제1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헌법 제103조) 흔히들 법조 삼륜이라는 말을 한다. 판사, 검사, 변호사를 바퀴에 비유한 것인데, 공익을 대표하고, 인권을 옹호하며, 양심의 길을 따라 그 바퀴는 굴러간다. 가끔은 삐걱대기도 하지만 우리는 모두 믿고 있다. 결국 그 바퀴는 바른 길을 향해 갈 것이라는 것을. 대법원장이 구속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다. 대법원장이 새파랗게 어린 후배 판사에게 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 광경은, 참담하면서도 제헌 70돌을 넘은 우리 나라 법치의 성숙도를 보여주었다. 검사와 변호사에 대해서는 그간 국민들의 믿음이 그리 크지 ..
무한도전 멤버들, 이효리가 방송에서 다녀가 더 유명해진 카페, 산방산 인근 안덕면에 위치한 더 리트리브를 다녀왔다. 이 곳을 처음 찾았을 때도 비가 왔기에 맑은 날의 풍경은 알지 못하지만, 모처럼의 방문에 그 때의 좋은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서귀포에서는 꽤나 유명한 카페 중 하나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기엔 꽤나 불편할 듯 싶다. 카페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기 때문에, 렌트카를 이용한 방문객들이 대부분이다. 기존의 창고를 재활용한 듯한 건물. 건물 외부가 칸칸이 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반해, 정면은 뚫려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볕이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 커피를 즐기면 좋겠다 싶었다. 주차장이 매우 넓기 때문에 이중주차까지 할 경우 스무대 정도는 충분히 주차가 가능하다. 물론 안덕마을은 제주 특유의 여..
이번 여행에서는 비교적 다양한 제주의 맛을 느끼고 왔는데, 중문에서의 수제버거가 그랬고, 산방산에서의 산방식당이 그랬다. 인스타그램에서 제주도에도 유명한 밀면집이 있다기에, 해장겸 산방산 인근으로 차를 몰았다. 전날 과음한 탓에 숙취로 고생하다가, 점심 시간을 훌쩍 지나 방문했는데 그 덕인지 손님이 거의 없었다. 한창 붐비는 시간대에는 줄을 서서 먹어야한다고 했다. 물밀면과 비빔밀면을 주문했다. 부산의 밀면보다는 조금 더 면발이 굵은 듯한 느낌. 분식집의 쫄면에 가까운 면이다. 육수는 적당히 차갑고, 고명도 잘어울렸다. 전체적으로 물밀면의 경우 제주도만의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지만, 제주도에서 이 정도의 밀면을 찾는 것도 힘들 것이다. 비빔밀면이 물밀면보다 더 맛있었는데, 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일반적인 ..
맑은 날에 방문했다면하는 아쉬움이 있던 곳. 정원을 아주 멋들어지게 꾸며놓았다. 쇠소깍에서 카약을 타려했으나, 태풍주의보로 인해 파도가 높아 타지 못하고, 인근의 미리 봐두었던 베케로 갔다. 주차는 길가에 대놓아도 소통에 무리가 없기 때문에, 제주도 여느 곳처럼 주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멀리서 보면 다소 평범해보이는 콘크리트 건물이지만, 그 속에는 주인장이 정성껏 가꾼 비밀의 정원이 있다. 생각보다 카페 내부는 좁았고, 테이블도 많지 않았다. 분명 외부에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어서, 그 많은 사람이 어디에 가있을까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모두 외부 정원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외부 정원은 생각 이상으로 넓고, 조경이 잘되어 있었다. 곳곳에 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있었고, 혼자 외부에서 커피를 마시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