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동학사 글램핑, 베스트필드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을 향해가는 우리. 동창들 중 그나마 단체톡방을 만들어 소식을 주고받는 무리가 둘 있는데, 한 쪽은 이젠 둘 빼고는 모두 유부남이 되었다. 열 중 여덟이 유부남이니, 결혼을 안한다 안한다하지만 또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요즘 그 무리 중 한 녀석이 유난히 모임을 자주 추진한다. 덕분에 분기별로 시간이 맞는 녀석들만 모여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나름 일상의 활력소다. 다 허락해주신 우리 와이프님의 은덕 덕분이거니. 이제 하나 둘 육아를 시작하게 되면 이 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다.


친구의 신형 그랜저, 역시 그랜저는 그랜저다



이번 여행은 친구의 집들이를 겸한 1박 2일의 글램핑.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4억에 분양받은 세종시의 아파트가 어느덧 호가로 9억을 넘었단다. 여행 중 대부분을 부동산과 정치이야기로 보내었으니 우리도 나이가 들었다싶다. 과연 세종 부동산의 미래는 어떨지? 우리의 의견도 반으로 갈렸다. 물론 퇴직까지 실거주할 친구 입장에서는 어떤 방향일지라도 상관없을 듯 싶지만.


논밭이 어느새 아파트 숲으로 뒤바뀌었다



서울에서는 꿈도 못꿀 40평대 신축 브랜드 아파트를 구경하고, 잠시 숨을 돌린 후 공주 동학사 계곡으로 향했다. 베스트필드는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 찾기 쉬웠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구조



입실은 3시, 퇴실은 11시. 4인 이상은 예약 자체를 받지 않는다. 입실 시에는 관리동에서 유의사항을 듣고 입실하는데, 기본적인 잡화를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아쉽게도 육류는 팔지 않았다. 이래저래 까다롭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직원들은 친절했다.


빠질 수 없는 바베큐타임



일반적인 글램핑장과 달리 바베큐용 그릴이 텐트 밖에 있다. 구우면서 앉아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에는 모두 나와서 서서갈비마냥 서서 먹었다. 시설 유지를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용객 입장에서는 불편했다. 또 모든 인원이 입실을 한 번에 해야한다는 점이 특이한데, 결혼식 후에 뒤늦게 합류하려했던 일정이 이로 인해 틀어져버렸다. 주차장이 굉장히 넓은데도 그 정도의 이용객 배려가 없는 점은 아쉽다.


4인이 정원으로 2명은 바닥에 잤다



계룡산은 골이 깊다. 계룡의 겨울이 생각보다 훨씬 춥다는 사실은 군생활을 통해 익히 알고있었다. 역시나 밤이 되자 산공기가 무척 차가워졌다. 바닥 난방이나 온수는 문제없었지만, 겨울산을 버티기에 텐트의 호로만으로는 좀 부족한 감이 없지않다. 다들 밤새 떨며 잠을 청했다. 술기운이 없었다면 이마저도 힘들었을 것이다.


퇴실하면서 찍은 베스트필드 전경


이런저런 불편함에도, 모처럼 친구들과 함께 한 1박 2일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세종, 대전 인근에서는 한 번쯤 찾을만 하다. 일단 글램핑장 자체가 일대에 드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같다.


생각없이 찾은 메밀국수 가게가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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