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와인은 아니더라도, 평소 코스트코에서 저렴한 미국 와인을 자주 사는 우리 부부. 알레시에서 나온 알레산드로 와인 오프너를 늘 갖고 싶어하다가, 아마존에서 직구를 통해 저렴하게 구매했다. 배송기간은 아마 2주 정도 걸렸고, 배송비까지 다해서 38달러에 구매했다. 별도로 관세를 지불하지는 않았다. 결제시에 선물 포장을 신청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더니, 포장지가 다 뜯기고, 상자가 다 찢어져서 왔다. 내용물엔 이상이 없었지만, 선물용으로 주문하려면 꼭 선물포장을 신청하기를. 알레시 본사 측에서 입점을 해있는듯하니, 아마도 가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괜찮은 가격대에 실용성까지 겸비한, 신혼부부나 집들이 선물로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다. 배송기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국내 유통 가격에..
제주도도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어 4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여름에는 별다른 휴가를 가지 않은 터라, 시국이 시국임에도 최소한으로 경치만 둘러보고 오자는 마음으로 제주도로 휴가를 떠났다. 제주도는 신혼여행 이후로 5개월 만이다. 숙소는 서귀포 구도심 올레시장 근처에 있었는데, 숙소로 가는 길에 새로 개업한 수제버거 맛집이 있다기에 들러보았다. 꽤 오래 전부터 개업 준비를 하는 것을 보았는데 7월 23일에 영업을 시작한 모양이다. 정류장에 내려 눈에 띄는 주황색 간판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정말 정류장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기에,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들도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부로 들어서면 힙합과 라운지 음악이 흘러나오고, 젊은 직원들이 친절하게 맞이해준다. 테이블은 그다지..
그 친구는 언제나 성실했다. 노력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오는 편은 아니었지만, 지치지 않고 늘 우직하게 공부했기에, 유독 우등생이 많았던 우리 학년에서도 그 친구는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다. 본디 좋은 머리를 타고났던, 최상위권 친구들 몇몇은 자기네의 몇곱절을 노력해도 늘 제자리 걸음인 그 친구를 비웃곤했다. 그 친구는 나태해지려 할 때마다 늘 모멸감을 되새김질하며 절치부심했다. 아마도 결과로써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위해 어금니를 꽉 깨물었으리라.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그 친구의 올곧은 성정은, 열등감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게 하는 뿌리였다. 정글같던 사춘기 수컷들의 세계에서도 그 친구는 비뚫어지지도, 꺾이지도 않고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살았다. 하지만 유독 간이 작아 시험장..
매헌 윤봉길 기념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출마발표 기자회견을 한 곳인데, 발표 장소로 굳이 이 곳을 택한 의미를 두고 비평가들의 인구에 회자되는 일이 많아졌다. 양재 시민의 숲에 위치하고 있다는 건 진작 알고있었지만,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야 다 큰 성인이 쉽사리 이 곳을 방문하기란 쉽지 않다. 서초, 강남구의 학생들이라면 체험학습으로 한 번쯤은 와보았을 것이다. 기념관은 신분당선 양재 시민의 숲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데 주차장도 비교적 넓고 그 비용도 저렴한 편으로, 인근의 양재시민의 숲 방문객들도 주차장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념관의 입장료는 무료이다. 로비에는 윤봉길 의사의 동상이 있다. 그 아래에는 윤봉길 의사가 농민 계몽 교육 때 집필한 농민독본도 간략하게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오후 4시 30분 기차를 타고 파리로 넘어오니 어스름이 내려앉은 저녁이었다. 같은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유럽의 저녁 해는 유독 성미가 급한 느낌이다. 곳곳에 있는 Sortie 라는 낯선 표지판이, 영국과는 또 다른 나라에 왔음을 새삼 깨닫게 했다. 역 곳곳에서 낯선 언어들이 들린다. 언뜻 불어처럼 들리지만 간간히 미묘하게 다른 억양과 발음들. 파리 북역은 암스테르담, 브뤼셀, 쾰른 등 국제선 노선의 기착지이기도 하다. 주광색이 아닌 조명은 어딘가 쓸쓸해보였다. 주로 자연에 가까운 주광색을 사용하는 영국역 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역이 지어진 지 150년이 넘어서인지, 곳곳에서 악취가 풍겼다.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사용료를 지불해야되는데, 그나마도 화장실 안에 가득 들어찬, 몇일을 씻지 않았는지..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냉우동은 먹어본 적이 없기에 늘 그 맛이 궁금했던 집, 교대역의 수타우동 겐을 방문했다. 메뉴판을 펼쳐드니, 오너 쉐프란 사람의 간단한 이력이 적혀있다. 본점과 분점 모두 주인장들이 고려대를 나온 모양이다. 몸으로 말한다니, 무슨 범죄단체 수괴같은 뜬금없는 좌우명도 뚝심의 표현이겠거니 생각하니 새삼 맛이 기대가 됐다. 우동을 기다리며 영화감상, 서초구 47년 거주와 우동맛의 상관관계가 문득 궁금해졌다. 여름철엔 자루우동과 붓가케우동이 메인인 듯하다. 메뉴판에도 이 두 메뉴를 추천한다고 되어있다. 가라아게와 덴뿌라를 추가해서 우동 2개를 주문했다. 자루우동에는 명란을 추가로 올렸다. 냉우동은 판모밀과 같이 판에 올린 우동면을 육수에 담궈먹는 식이다. 삶은 면을 찬물로 헹군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