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역 독특한 냉우동집 수타우동 겐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냉우동은 먹어본 적이 없기에 늘 그 맛이 궁금했던 집, 교대역의 수타우동 겐을 방문했다.


이 곳은 고려대 출신의 인텔리들의 우동집이다



메뉴판을 펼쳐드니, 오너 쉐프란 사람의 간단한 이력이 적혀있다. 본점과 분점 모두 주인장들이 고려대를 나온 모양이다. 몸으로 말한다니, 무슨 범죄단체 수괴같은 뜬금없는 좌우명도 뚝심의 표현이겠거니 생각하니 새삼 맛이 기대가 됐다. 우동을 기다리며 영화감상, 서초구 47년 거주와 우동맛의 상관관계가 문득 궁금해졌다.


가게는 평범한 구조로 되어있고, 우동집 치고는 꽤 규모가 있다


명란을 올린 자루 우동



여름철엔 자루우동과 붓가케우동이 메인인 듯하다. 메뉴판에도 이 두 메뉴를 추천한다고 되어있다. 가라아게와 덴뿌라를 추가해서 우동 2개를 주문했다. 자루우동에는 명란을 추가로 올렸다.


냉우동인 붓카게 우동


냉우동은 판모밀과 같이 판에 올린 우동면을 육수에 담궈먹는 식이다. 삶은 면을 찬물로 헹군 후, 이에 더해 얼음을 덮어 내놓는데, 면이 지금껏 먹어본 우동 중 가장 탱탱했다. 면이 길고 탄력이 있어서인지 먹는 내내 면에서 물기가 튀었다. 육수는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빠짐없이 꽉 찬 맛이다. 면에 있어서는 일품이다.


붓가케우동과 자루우동 모두 면의 탄력이 대단하다. 내가 지금껏 먹어 본 꽤 값비싼 우동들이 모두 수타로 낸 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집의 면의 탄력만큼은 특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새우튀김과 닭튀김 추가로 시킨 튀김들도 맛있었다



가격은 우동 한 그릇에 평균 10,000원 정도이니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강남 인근에서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우동을 먹을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인근엔 미타니아가, 조금만 걸어가면 강남역에는 그 유명한 기리야마본진이 있다. 두 곳 모두 훌륭한 곳이다. 하지만 가는 더위가 조금은 못내 아쉽다면, 평범한 우동보다 조금은 더 특별한 우동을 맛보고 싶다면, 오늘만큼은 이 곳 수타우동 겐의 냉우동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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