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 것이다. 지샥답지 않은 높은 판매가에도 한동안 구하기 힘들었다. 꽤나 오래 망설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54만원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간신히 하나 남은 것을 업어왔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꽤나 많은 생채기가 났다. 3년간 고생이 많았나보다. 태양열로 충전이 되기에 따로 일상적 사용에서는 배터리 교체가 필요없고, 블루투스 연동이 가능해 스마트폰에서 시간 조정도 가능하다. 다양한 기능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반전액정과 메탈의 색상조합이다. 단점은 고무밴드의 붉은 연결부가 너무 약해서 조그만 충격에도 잘 부서진다는 점인데, AS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밴드 교체비용으로 8만원 이상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풀메탈 밴드도 있..
스캇, 자이언트, GT, 벨로라인 등 입문급 브랜드의 다양한 하이브리드, 로드 자전거를 타봤지만, 결국 내 생활 반경에서는 유사 MTB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혼은 제트스트림을 통해 처음 접해보았는데, 알면 알수록 더 매력적인 브랜드라는 생각이 든다. 잘 알지못했을 때는 대만 자전거가 아닌가 했는데, 알고보니 데이비드 혼의 대만계 미국인이 창업한 브랜드였다. 앞뒤 이름을 따 다혼. 제트스트림은 한동안 단종된 모양인데, 나혼자 산다에 이시언이 타고 나와 한 때 중고매물이 씨가 말랐다고 한다. 찾아보니 제트라는 이름으로 재발매되기는 하는 듯한데, 나 또한 꽤나 오래전 중고로 구매했었고, 당시에는 아마 70만원 정도 줬던 것 같다. 캠핑 장비와 함께 트렁크에 싣고 강원도 동해안을 달린 적도 있고..
이상국 시인의 라는 시에 보면 "마흔해가 넘도록/ 오징어 배를 가르는 사람들의 고향을 아는지"라는 구절이 있다. '아바이'순대에서 아바이는 할아버지의 함경도 방언이라고 했다. 6.25 때 피난민들이 쪽배를 타고 넘어왔는데, 속초에 터잡은 이유는 단지 고향이 가깝기 때문이란다. 하나 둘 그들이 사라진 지금까지도, 속초에는 겨울에도 아지랭이가 피어나는 듯, 실향의 정서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유튜브에서 오래 전 폐지된 예능프로그램 '짝'의 클립 영상을 봤다. '짝'은 짝짓기라는 포맷을 차치하고서라도 다양한 인간군상의 민낯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했던 출연자는 짝에서도 레전드라 평가받는 애정촌 10기 남자 6호 형님으로, 언뜻 보기에도 인간미가 넘치다 못해 솟구치는 분이시다. 그 형님이 한 말씀 중 인상깊은 구절이 있다. 남자 6호의 직업은 소나 말과 같은 산업동물을 진료하는 대동물 수의사였는데, 인터뷰 곳곳에서 느껴지는 동물에 대한 애정과 직업적 소명의식 또한 감동적이었지만, 특히 경제논리를 언급한 대목에서는 동물과의 당시 내 상황과 관련해 특히 눈이 갔다. 요지는 이렇다. "수많은 가축들이 경제학적 논리에 의해 죽어갑니다. 애완동물과는 달리..
언젠가 강신주 교수가 라디오방송에서 멘토라는 인간들이 홀로서기를 방해하고 청춘을 착취한다'며, 오히려 '힐링보다 스탠딩이 필요한 시대'라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아침에 자전거를 타며 라디오를 듣던 시절이었으니 아마도 손석희가 MBC에 있던 시절의 시선집중이 아니었나 싶다. 또 비슷한 맥락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김난도 교수의 책을 두고, '애들 아프게 한 게 누군데 그걸 또 처방전이랍시고 돈까지 받고서 팔아먹냐'는 변영주 감독의 인터뷰가 있기도 했다. 시대의 과도기였던 것 같다. 스님, 욕쟁이 할머니, 자연인, 센 언니 등 유행을 타고 다양한 개성의 자칭타칭 멘토들이 처방전을 판매했다. 그렇게나 스스로 멘토를 자청하던 이들이 이제 와서는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아볼 수가 없다. 지식의 밑천이 드..
오타루에서 하루를 묵을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사실 5박 6일의 짧은 여정 중 3일은 도쿄에서 일하고 있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빼두었기에 길을 서둘렀다. 오타루에서 30분 가량 다시 기타를 타고 삿포로로 갔다. 일본의 유명한 맛집들은 대개 대형 쇼핑몰의 식당가에 분점을 둔 경우가 많았는데, 삿포로 역사 내에도 웨이팅이 긴 맛집들이 꽤 있었다. 식도락은 여행의 묘미 중 하나이지만 나에게는 해당이 없는 얘기. 그나마 결혼하고 나서야 조금씩 바뀌는 중이다. 삿포로의 권역내 인구는 약 200만 정도이다. 인구밀도가 낮은 홋카이도에서 이런 대도시가 존재한다는 것은 인구가 밀집된 홋카이도 서남부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개척되지 않은 땅이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삿포로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일본의 다른 여느 도시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