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NBA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선수 카드를 모으기도 하고, 조던 농구화 넘버링을 모으기도 했다. 십수년을 이어왔으니 꽤나 오래 애정을 가진 취미였는데, 역시나 어느 순간부터 시들해졌다. 특히 농구화의 경우에는 신고 뛰어보지도 못한 채 가수분해 되어버리곤 했다. 몇 켤레를 그렇게 버렸을까. 이후로 농구화를 잘 사지 않다가, 할인 쿠폰이 있는 친구 덕에 모처럼 언더아머 강남점으로 농구화 구경을 갔다. 비록 3대 500은 안되지만, 언더아머 의류를 구매할 일은 없을 듯해서 염치불구하고. 언더아머가 국내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하던 것이 몇년 전인데, 그사이 시장 점유율을 많이 뺏지는 못했던 것 같다. 가까운 곳에 매장이 없기도 하고, 다양한 제품을 구경하고 싶기도 해서, 이번에는 ..
"결국 모든 게 무너진대도 또다시 새벽은 밝아오고 여전히 우리들의 삶 속엔 빛나는 무언가가 있지" "사실 모든 걸 헤쳐나갈 지혜가 어차피 나에게는 없어 다만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 "저마다의 길을 걸어갈 뿐이야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 해도" 제목에 떡하니 '공식'을 못박아두었음에도, 이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10,000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그 지분의 상당수는 '바나나 차차'를 찾아가려는 '모모랜드'의 팬들이 아닐까 싶지만. 시간은 유한한데, 음악을 소비하는 채널은 시간이 점점 다양해지니 좋은 음악을 접할 기회가 오히려 더 줄어드는 느낌이다. 명색이 언더그라운드의 슈퍼스타 차승우 아니던가? 취향이란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것이지만, 작곡의 전후맥락과 작자의 메시지, 이 ..
필기구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간혹 친구가 졸업이나 취업을 하는 경우에 워터맨 헤미스피어같은 실용적인 볼펜을 선물하곤 했다. 막연히 만년필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다가, 장모님께서 선물을 해주신다기에, 염치불구하고 무리를 했다. 평생 소중히 간직하며 옆에 둘 물건 하나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달까. 펠리칸이나 파커같은 경우엔 플래그쉽 모델도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이지만, 역시나 하나를 가질 수 있다면 몽블랑이 아닌가 싶다. 몽블랑 같은 경우는 워낙 이미테이션이 많아 검증된 업체에서 구매해야 한다. 가품의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육안으로 봐서는 알아보기도 힘들단다. 기왕에 진품과 가품의 퀄리티 차이가 크지 않다면 원효대사 해골물처럼 약수 마시듯 모르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지만, 이번..
1 : 삼각도가 전혀 없다.(궁상문) 2 : 삼각도가 하나 있으며, 새끼 손가락 쪽을 향하고 있다.(갑종제상문) 3 ~ 6 : 삼각도가 하나 있으며, 엄지 손가락 쪽을 향하고 있다.(을종제상문) 7 ~ 9 : 삼각도가 두 개 있다.(와상문) 0 : 절단, 손상, 비전형적 지문이다.(변태문, 절단문, 손상문) 만인부동, 종생불변이라는 지문. 10지 모든 지문을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알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주민등록번호 외에 10자리의 식별번호를 가지고 있는 셈인데, 갈 수록 생체보안 등이 사회 전반에 일반화되어 가는 것을 보면, 이제는 한 번쯤 개인의 생체식별정보를 국가가 나서서 관리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나무위키에서 지문을 정리..
달러를 마음껏 찍어낼 수 있는 기축통화국이자, 한편으로 막대한 석유, 천연가스가 뭍혀있는 자원부국. 여행차 방문한 미국 몇몇 도시에서 이방인의 시선에서 본 미국인들의 소비성향은 가히 놀라웠는데, 소비의 왕국 미국에서도 가장 미국적인 사업모델이 코스트코이 아닐까 한다. 코스트코는 기본적으로 회원이 아닐 경우 구매가 불가능한 구조인데, 연간회원들이 지불하는 연회비(한국 기준 38,500원, 이규제큐티브 80,000원)를 기반으로, 최소화한 상품마진을 회원들의 대량 구매를 통해 보전한다. 회비를 지불한 회원들이 최대한 많은 상품을 구매할 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 우리 나라의 마트와 다른 점은 회원이 아니면 입장조차 불가능하다는 점. 하지만 상품권을 이용하면 회원이 아니더라도 상품권을 통한 입장과 구매가 가능하..
오아시스를 좋아하게 되었던 것은,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2005년 무렵이었다. 당시에는 맨체스터와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이 우리 나라에 소개되고 있어서, 자연스레 맨체스터 노동자 계급의 우상이었던 갤러거 형제의 온갖 기행들 또한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인터넷 상에 떠돌았다. 박지성이 골을 넣고 나면, 'Don't look back in anger'가 경기 말미에 흘러나왔는데, 유나이티드를 증오에 가까울 정도로 싫어하는 골수 시티팬 갤러거 형제로서는 아연실색할 이야기. 밴드 자체는 2000년대 이후로 줄곧 내리막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노래는 90년대와 2020년대를 점과 점에 자를 대고 선을 그어 놓은 듯,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 주변 어느 세대를 통틀어 물어보아도, 90년대는 호시절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