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우, Momo

내가 아는 한 차승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댄디한 40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모든 게 무너진대도 또다시 새벽은 밝아오고 여전히 우리들의 삶 속엔 빛나는 무언가가 있지"
"사실 모든 걸 헤쳐나갈 지혜가 어차피 나에게는 없어 다만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
"저마다의 길을 걸어갈 뿐이야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 해도"


제목에 떡하니 '공식'을 못박아두었음에도, 이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10,000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그 지분의 상당수는 '바나나 차차'를 찾아가려는 '모모랜드'의 팬들이 아닐까 싶지만.


시간은 유한한데, 음악을 소비하는 채널은 시간이 점점 다양해지니 좋은 음악을 접할 기회가 오히려 더 줄어드는 느낌이다. 명색이 언더그라운드의 슈퍼스타 차승우 아니던가? 취향이란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것이지만, 작곡의 전후맥락과 작자의 메시지, 이 노래가 잊혀질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다.


이 노래는, 모노톤즈로 2017년 '역시 차승우는 차승우다'는 걸 보여준 후, 밴드 동료들의 성추문으로 인해 팀이 해체된 후 나왔다. 차승우가 그간 해온 음악과는 결이 많이 다른데, 당시 사태에 대한 '빡침'을 차승우만의 키치로 살풀이하는 듯한 느낌.


차승우는 어느덧 40대를 맞이했고, 나 또한 30대의 중반을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청년 차승우만의 화풀이법이 좋다. "대책없는 레트로 바이브로 힙스터 지옥을 정면돌파"한다는 이 싱글의 홍보멘트. 역시나 차승우가 직접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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