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인제, 내린천 노지 캠핑

장모님 지인 내외분이 민박을 치던 오두막을 빌려주셨다. 나는 처음이지만, 처가에서는 매년 초여름, 초가을녘 찾는 곳이다. 인제 스피디움 인근의 오래된 민박집인데, 이제는 주인장 내외께서 돌아가시고 자식들이 가끔 찾아 관리하는 중이란다. 시설은 사설 캠핑장에 비할 바가 못되지만, 그래도 프라이빗하게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조만간 시설을 정비해서 게스트하우스 등을 운영하실 계획이라는데, 그전에 많이 애용해주어야지.


오두막 앞으로 펼쳐진 초지


한 때는 민박으로 이용되던 오두막




서울 양양고속도로의 끔찍한 주말정체를 잘알기에 새벽 5시에 차 2대를 나눠타고 출발했다. 처제 부부, 장인장모님까지 3커플이 함께 짐을 꾸리니 차 2대로도 빠듯했다. 캠핑용품 테트리스만 10분을 넘게 한 것 같다.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1시간 30분 정도 달려 도착했고, 사진에서 보이듯 안개가 덜개여 사이트 구축을 큰 고생없이 했다. 캠핑을 자주 가다보니 이제는 와이프도 텐트를 뚝딱뚝딱 잘 친다.



요근래 보기 힘든 미세먼지 없는 하늘



인근의 스피디움이 개장하면서인가, 자갈이 깔려있던 계곡으로 모래가 온통 밀려와있었다. 다슬기 같이 바위에 붙어 사는 수생식물에겐 치명적인 생태계 파괴일텐데, 언뜻 보아도 자연적으로 발생한 모래가 아닌 듯 보였다.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지라프의 구이바다 모방품, 구조 자체야 똑같으니 기왕이면 싼 것으로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캠핑 하루 전에 지라프의 구이바다를 코스트코에서 구입했다. 가격은 L사이즈 기준으로 12만원이 좀 안되게 구입. 구조 자체가 워낙 단순하기에, 굳이 비싼 코베아 것을 살 필요는 없을 듯하다. 삼겹살, 오뎅탕 등 이번 여행에서 요긴하게 잘썼다. 캠핑족들이 필수품이라고 하는 데는 역시 이유가 있다.

직화 민물장어 구이, 화로대는 콜맨 파이어플레이스2



화로대는 콜맨 파이어플레이스2를 쓴다. 공기 순환이 좋기 때문에 장작이 너무 잘탄다는게 오히려 단점으로 꼽히는 제품이다. 근 4년을 넘게 함께 하니 이제 부품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해서, 조만간 콜맨 AS를 방문할 예정. 파이어플레이스 테이블도 4명 이상이 갈 때는 꼭 챙긴다. 도란 도란 이야기 나누며 바베큐 먹는 데는 파이어플레이스 테이블이 캠핑용 테이블보다 훨씬 낫다.

와인 칠링도 토속적으로. 아이스팩은 두고두고 요긴하게 쓰이니 여러 개를 얼려가면 좋다


다이소 일회용 와인잔, 다이소는 이런 소소하게 쓰임새 있는 물건이 많은 듯


캠핑에 빠질 수 없는 바비큐, 코스트코에서 주로 먹던 안심 말고 다른 것을 사보았는데 맛있었다


쓸데 없이 비싼 걸 샀다고 욕먹었던 소시지도 먹고


화로 안쪽엔 비어치킨이 자리 중. 지라프 전골 냄비를 직화로 사용했는데 나중에 세척하느라 애먹었다



롯지의 주물팬을 가져갔는데 결국 무겁고 번거로워 써보지도 못하고, 구이바다의 전골 냄비를 직화로 올려 오뎅탕을 끓였다. 냄비 자체에 변형이 오지는 않았는데 그을음이 잔뜩 묻어 아무리 해도 세척이 안되는 사태가 발생. 결국 집으로 와서 장모님이 베이킹파우더를 이용해서 말끔히 그을음을 지워주셨다.

캠핑 사이트, 4년이 넘도록 추억을 안겨준 웨더마스터 STD 돔 텐트



텐트는 몇년 째 한 겨울을 제외하고는, 웨더마스터 STD 돔과 타프 조합을 사용한다. 한 때 유행하던 색상이었는데 이제는 감성캠핑이 유행하면서 웨더마스터를 사용하는 캠핑족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듯. 그 때 캠핑을 시작했던 아재들이 아이들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며 자연스레 캠핑을 접는 시기기도 하고. 동계에는 웨더마스터 스크린타프쉘 조합을 함께 사용한다. 설악동 같이 추운 곳에서는 타프쉘이 필수다. 처제네는 제드 텐트와 파쉐코 난로 조합을, 우리 부부와 장인장모님은 돔텐트와 전기난로 조합을 사용했다. 인제는 밤이 되면 10도까지도 떨어지기 때문에 두꺼운 외투도 필수로 챙겨야한다.

처제 부부가 가져온 부루마블, 장인 어른이 저녁을 쏘기로.



점심에는 저녁쏘기 부루마블 게임을 했다. 재질이 고급화되어서 3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부루마블은 캠핑장에서 해도 좋을 것 같다. 내기 끝에 결국 장인어른이 막국수를 쏘기로 했는데, 인제의 모든 음식점이 저녁 7시만 넘어도 닫아버리는 통에 먹지 못했다. 인제에서 주말에 음식점을 가려면 조금 일찍 방문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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