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p now in the fire, RATM

"I won't do what you tell me!" 보컬 Zack de la Rocha와 뒤로 보이는 Tom morello




한 인간은 권력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을 배움으로써, 즉 불복종 행위를 통해 자유로와질 수 있다. 불복종이 자유를 위한 조건이라면 동시에 자유 또한 불복종을 위한 조건이다. 만약 자유를 두려워한다면 감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없을 뿐더러 불복종할 용기도 가질 수 없게 된다. 사실 자유와 불복종의 능력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따라서 자유를 외치는 어떠한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체제도 불복종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에는 결단코 진리를 말할 수 없다.

-Erich Seligmann Fromm-



월가의 황소 불알을 만지기 위해 오늘도 사람들은 줄을 서고 있다. 탐욕은 인간의 본질이다. 불복종을 알지 못하면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다는 데서, 안온한 일상 가운데서도 가끔은 죽비를 두드려줄 누군가가 필요할 뿐. 한창 좌파밴드라는 낙인이 찍혀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표현조차 고루하게 느껴진다.


이미 내 머리가 컸을 때는 RATM의 이름으로는 제대로 활동하고 있지도 않았었지만, 대서양을 건너 영국에서조차 미디어 자본에 휘둘리는 음악시장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영국 네티즌들의 투표로 뜬금없는 크리스마스 시즌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한 것을 보면, 이제 RATM이란 이름은 어떤 상징이 된 듯한 느낌. 이도 아마 10년 이상 됐는데, 톰 모렐로가 우리나라 콜트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어떤 활동을 했다는 뉴스를 끝으로 잊고 살았다. RATM과 오디오슬레이브 시절의 모든 음반을 다 사모을 정도로 좋아했었는데도 말이다.


좌우간 모처럼 유튜브로 RATM의 활동들을 찾아보다보니 재미있는 영상이 많다. 1991년의 첫 공연이라던지. 핀즈버리 파크에서의 공연이라던지. 한창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 사태로 힘들어하던 시기의 내한 공연 뉴스 리포트라던지. 톰 모렐로는 무슬림이랑 팀을 꾸렸는지, 새 보컬은 히잡 비스무리한 걸 쓰고 다닌다. 진심이야 모를지언정 음악의 색만은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왕 음악을 업으로 돈을 벌며 살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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