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한탄강, 고석정, 이북식어랑손만두국

친구들과 철원에 다녀왔다. 철원은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다. 동장군의 기세가 매서울 때면, 우스개소리로 모스크바 보다 철원이 춥다는 농을 듣곤한다. 그 정도로 겨울 철원은 추웠다.


숙소는 고석정 인근의 펜션이다. 펜션의 이름은 '사람 사는 세상'이었는데, 시설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한탄강의 절경을 그 어느 곳보다 가까이 볼 수 있었다. 펜션에서 고석정이 한 눈에 보였다.


도착해서 본 한탄강과 고석정



금요일 다들 퇴근하고 강남역에서 출발하니 자동차로 2시간 남짓 걸린다. 철원으로 바로 닿는 고속도로는 아직 없다.


우리가 묵었던 펜션 '사람 사는 세상'


한탄강과 주상절리


내륙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현무암 계곡



고석정은 임꺽정이 활동한 주근거지라고 한다. 내륙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용암지형인데, 때문에 곳곳에 제주도와 같은 현무암을 볼 수 있다. 용암이 지나간 자리를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어, 비싼 입장료를 내고서라도 걸어보았다. 입장료는 만원인데, 입장권과 함께 철원 지역 화폐 5천원을 돌려준다.


철원 9경 중 하나라는 고석정에서


한탄강 트레킹 코스, 부교를 띄워놓아 얼지 않은 날엔 강위를 걸을 수 있다


임꺽정도, 궁예도 같은 풍경을 보았을 것이다


소원을 비는 돌탑, 본드로 붙여놓은 듯했다



철원은 서울에서 비교적 가깝다고는 하지만, 그 빼어난 경치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에게 친숙한 관광지는 아니다. 이 곳을 찾는 젊은이들은 대개 철원지역의 부대에 복무 중인 군인들의 면회객인데, 그나마도 이제는 코로나로 면회가 제한되면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소망의 첩경들을 지나



한탄강 트레킹 코스는 편도만 빠른 걸음으로도 한 시간이 넘는 거리다. 걷다보니 어느덧 허기가 져, 발길을 돌렸다
입장할 때 받은 철원 지역 화폐를 사용할 곳을 서둘러 검색해보니,철원지역의 유명한 음식점을 검색하니 몇 곳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이북식 손만두전골을 먹기로 했다. 어랑 손만두국은 고석정 관광단지 인근에 있다.


이북식 어랑손만두국



점심 시간이 되니 어느덧 가게 내부가 가득찼다. 손만두전골 하나를 시켜 허기를 채우고, 몸을 녹였다. 이북식 만두국이라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만두국과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한기와 허기가 좋은 찬거리였다.


어랑손만두국 메뉴판, 관광지 치고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


이북식 만두전골, 속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넷이서 만두전골 대자를 주문했다. 국물을 들이키니 어느 새 속이 따뜻하게 차는 느낌이었다. 철원 지역 화폐를 사용하니 한 명당 5천원 남짓. 여러 지자체에서 지역 화폐를 이용한 지역 경제 활성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지역 화폐를 사용해보기는 처음이다.


철원은 근래 다크투어리즘이라는 전적지, 접경지 관광도 유명한데 이번에는 아쉽게 찾지 못했다. 다시 찾으려면 아마도 여름은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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