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부활



부활을 좋아하던 내 중학교 시절 친구, 경휘. 노래방에 가면 늘 부활의 7집에 수록된 '안녕'을 불렀다. 지금 생각해도 그럴싸하게 따라했었다.


그 친구는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했고, 1년 남짓 다니던 기능대학을 중퇴하고 10여년전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다른 두 경험 사이에 한 해 한 해 벽이 쌓이더니, 어느샌가 연락이 끊기고 멀어졌다. 중학생 시절에도 그 친구네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으리라 막연히 짐작은 했었지만, 결혼 청첩장을 받으며 나눴던 대화를 통해를 역시나 그 짐작이 사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부활의 노래를 들을 때면 늘, 어느 새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건실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그 친구 생각이 났다. 부활의 노래를 관통하는 특유의 서정 탓인가. 오늘은 모처럼 겨울비가 내려 부활의 '가능성'을 다시 들었는데, 역시나 그 친구 생각이 났다. 부활의 노래는 11월에 자주 들었다. 아마도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경휘와 가장 친했던 중학교 3학년 시절, 그 중에서도 중학교 3학년 졸업여행길이었다. 8집의 '새벽'을 수도 없이 반복해서 들었다.


부활의 '가능성'의 보컬 김기연은 메가헤르츠라는 강원도의 밴드 출신이다. 얼마전 TV는 사랑을 싣고에 나와 그간 못다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 앨범 실패로, 술 한잔 나누지 못하고 헤어졌다며, 이제서야 연락해 미안하다는 김태원과 김기연의 이야기에 겹쳐, 소원해진 우리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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