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산타 모니카 해변의 오후
- 여행/로스엔젤레스
- 2021. 3. 2.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한 게 2010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처음으로 해외를 나가보았던 것도 2009년 겨울 무렵이었다. 사진을 잘 찍지 않기도 하고, 대부분의 일상 사진들은 하나둘 세월에 풍화되어 사라졌지만, 다행스럽게도 여행의 순간들은 스마트폰을 수 차례 바꿨음에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 갤러리를 주욱 올려보다보니, 그 때 당시의 좋았던 기억이 새삼 떠올라서 끄적끄적 여행의 발자취를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LA는 2019년 2월 무렵 방문했다. 10박 11일의 일정으로, 부족하다면 부족한 시간이지만 미서부가 어떤 곳인지 느끼기엔 충분했던 것 같다. 준비 없이 여행을 떠나는 편이기에, 현지에서 의도치 않은 불상사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LA의 경우도 그랬다.
톰 브래들리 국제공항으로 입국, 공항 인근의 렌트카 지점에서 렌트카를 대여한 뒤, 처음으로 향했던 곳이 산타 모니카 해변이다. 시차 때문에 거의 24시간을 깨어있던 와중에 한 곳이나마 더 가보자 하고 고속도로를 달려 찾아갔던 곳. 렌트카는 National에서 닷지의 소형 SUV를 빌렸다가, 싱가폴 항공 탑승객에 한해 차량 등급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 싱가폴 항공 탑승권을 보여주고 대형 캐러밴으로 무료 업그레이드를 받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차라리 소형 SUV를 빌렸어도 상관없었겠구나 싶지만. 가격은 풀 리커버리 기준으로 10일에 450$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미서부 중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일대는 지중해성 기후로, 역대 최고로 추웠던 날이 -2도란다. 나 또한 LA에 머물렀던 대부분의 시간은 15도 전후의 쾌청하고 맑은 날씨였다. 사진에서 보듯 대부분의 산타 모니카 시민들은 2월임에도 민소매를 입고 있었고, 외투를 걸친 사람은 대개 동양인 관광객들 뿐이었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서, 여름에도 그늘에만 있으면 시원하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LA를 여행하기에는 1월에서 4월까지가 최적이 아닐까 싶다.
같이 갔던 친구가 그나마 맛집이라고 검색해 찾은 버바 검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흔하디 흔한 프랜차이즈구나 생각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주로 새우나 바닷가재 등을 이용한 해산물 요리가 많았는데, 그다지 높지 않은 가격대에 한 끼 맛있게 잘 먹었던 기억. 영화 포레스트 검프 속에서 고향에 가면 새우를 잡을 거라하던 포레스트 검프의 친구 이름이 버바인 것같았는데, 가게 곳곳에 'Run, Forest Run!' 같은 포레스트 검프의 대사들이 있어서, 내 생각이 맞겠구나 그냥 지레 짐작만 했다.
태평양 연안 특유의 풍광을 품은 해변과 조형물들은 산타 모니카만의 색감을 자아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볼 수 없는 태평양을 원없이 볼 수 있다는 점 외에는 뭐 특이할 것 없었던 곳이지만, 쾌청한 날씨와 해변가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산타 모니카 시민들... 아직도 많은 기억이 남는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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