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선정, 아모리스 역삼점
- 일상/결혼
- 2021. 2. 2.
뭔가 순서가 뒤죽박죽인 느낌은 있지만,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예식장의 선정이었다. 요즘은 '베뉴'라고 하던데 굳이 그렇게 표현할 이유가 있는지, 좀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외국에서는 다들 그렇게 부르나?
예식장의 선정은 가장 고려해야할 사항도 많고, 그만큼 다툼의 여지도 많은 결혼 준비 최대의 난관이 아닌가싶다. 각자의 취향에 더해서, 양가 집안 어른의 의견까지 더해지니, 사소한 것 하나하나 허투루할 것이 없었다.
일단 우리의 고려사항은 크게, 양가 모두 본가가 경상도이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가까운지', 복수홀 운영인 경우 동선이 꼬이면서 시장통같은 분위기가 되는 것을 많이 봐왔기에, '단독홀로 여유로운 예식이 가능한지'였다. 식대 가격이라던지, 천고라던지, 단상의 존재여부라던지, 조명의 분위기라던지 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부차적인 문제였기에 일단은 고려사항에 넣지 않고, 가장 최우선적으로 저 2가지를 기준으로 예식장을 찾기 시작했다.
비밀댓글을 달면 엑셀 파일을 보내주는 블로거들이 꽤나 많았는데, 사실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보증인원에 따른 할인이나, 코로나 이후로 대관료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곳이 많았는데 그러한 할인혜택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인터넷상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맹신하기보다는, 반드시 발품을 팔아 방문상담을 받아보아야할 듯.
여의치않다면 검증된 웨딩플래너에게 여러 고려사항을 알려주고 추천을 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경부고속도로에서 진입이 편한 강남권의, 주차장이 넓고, 비교적 여유로운 예식 진행이 가능한 곳을 찾았고, '양재 엘타워', '아모리스 역삼점', '아펠가모 반포', '노블발렌티 대치' 등을 후보로 정했다. '아펠가모 선릉', '상록아트홀' 등 이외에도 수많은 곳을 방문해봤지만 눈에 들어온 곳은 저렇게 4곳.
'엘타워'는 양재IC 출구에 바로 인접해있기 때문에, 지방에서 찾아오기에는 가장 교통이 편리했고, 각 층마다 홀이 있기 때문에, 해당 층에서는 단독예식을 진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 그리고 신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파이프 오르간'의 존재도. 하지만 식수에 있어서 350명 이상의 보증인원이 필요하고(이 경우는 홀마다 다르다. 적은 식수로 진행할 수 있는 홀도 존재), 워낙에 유명한 곳이기에 건물 전체가 공장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별도의 주차타워가 있기는 했지만 주차 또한 편리할 것 같지는 않았다.
'아모리스 역삼'은 하루에 식이 두 번 밖에 없어, 여유로운 예식이 가능하며, 지하철역(역삼역)에 인접해있고, 양재IC에서도 멀지 않아 교통이 무척 편리해보였다. 굴지의 대기업인 GS의 본사건물이기에, 주차장도 무척 넓어서 4시간의 무료주차가 가능하고, LG계열인 '아워홈'에서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식사 퀄리티는 보장된다는 점도 흡족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예식장의 조명이 무척 어두운 편이라는 점인데, 이는 취향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여자친구의 경우는 신부 대기실도 중요하게 보았는데, 아모리스 역삼점의 신부대기실을 가장 마음에 들어하기도 했다.
'아펠가모 반포' 또한 고속터미널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편이 편리하고, '밥펠가모'라 불릴 정도로 식사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검증이 됐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최소보증인원이 다른 곳보다 100명 이상 적었고, 그에 따라 비용도 무척이나 저렴했다. 위 두 곳이 모두 웅장한 분위기의 컨벤션식 웨딩이라면, '아펠가모'의 경우 소박하고 따뜻한 채플식 웨딩홀이었다.
또, 동시예식을 부담스러워하는 하객들의 경우도 단순한 동선으로 뷔페식을 간단히 먹고 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아보였다.
'노블발렌티 대치'는 최근에 생겨 시설이 무척 깔끔했다. 채플식 치고는 전고가 높아 소박한 가운데 웅장한 느낌을 주고, 지하임에도 전체적으로 밝은 조명을 써 따뜻한 분위기에서 식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는 사진촬영이 진행 중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식장과 하객의 모습이 영화에서보던 외국의 가스펠 공연같다는 생각을 했다.
'노블발렌티 대치'의 경우 위치가 대치동이라 경부고속도로에서 비교적 멀고, 지하주차장도 그리 넓지는 않았다.
'상록아트홀'의 경우 공무원의 경우에는 할인도 해준다기에 방문해본 곳. 런웨이처럼 신랑신부를 하객들이 측면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는 구조인데, 우리의 경우는 크게 끌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강남권에서는 워낙에 유명한 예식장이기 때문에, 어른들의 경우도 대개 좋은 평을 하시는 것을 많이 보았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업을 이어오는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겠지.
결국 고속도로 인접여부, 신부대기실 인테리어, 단상의 존재, 식사의 퀄리티, 주차 편리성, 예식 간격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했을 때, '아모리스 역삼'점으로 확정.
최소 보증인원은 300명으로, 일요일 오전 예식 타임을 선택했다. 성수기 비수기 유무, 보증인원, 오전 오후 여부에 따라 프로모션 가격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성수기의 황금시간대와 비교하면 비교적 저렴하게 계약한 듯 싶다.
코로나가 확산되고 2단계, 3단계에 접어든 이후로는 대부분의 식장이 보증인원을 조정해주고 있다. 무과실의 소비자가 모든 손해를 떠안게 되는 이전의 약관은 많은 문제가 있어, 관련 부처에서도 약관에 대한 조정을 권고했다는 기사도 언뜻 본 것 같고. 노블발렌티 같은 경우 9월 이후의 계약건에 대해서는 100명으로 최소보증인원을 하향조정해준다. 아모리스 역삼 같은 경우도 우리가 계약할 당시는 별다른 보상안이 없었는데, 이후로는 2단계 이상으로 집합금지명령이 유지될 경우 최소 보증인원을 150명까지 조정해준다고 했다. 여러모로 함께 힘든 시기. 첫 시작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이 이 시기를 담대히 뚜벅뚜벅 헤쳐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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