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여행. 늘상 그렇듯 느긋하게 일어나, 다른 여행객들이 모두 채비를 마치고 나서야 그제사 꾸물렁거리기 시작한다. 역시나 숙소를 나섰을 땐 이미 해가 중천이었다. 그레이터 런던 안의 관광명소들은 대개 인접해있기 때문에, 걸어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을 듯 했다. 핌리코에서 테임즈강 남쪽의 복스홀 지역까지 걸어보고는, 다시 웨스터민스터 지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복스홀 지역은 괜찮은 바가 많아보였는데, 아침 시간이라 역시나 방문하지는 못했다. 지나가다 빅이슈라는 노숙인 자활을 돕는 사회적 기업의 런던 사무소를 발견했는데, 당시로서는 빅이슈라는 기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흥미로웠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빅이슈는 재능기부로 제작된 잡지를 노숙인들에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