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와, 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생을 보낸 곳은 낙동강 유역이었다. 당연스레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생의 절반을 보낸 곳도 낙동강 유역이다. 이를테면 낙동강은 내게도 젖줄같은 강이다. 장인 어른도 낙동강을 보며 자랐을 것이다. 장인어른이 줄곧 의가 곧은 이들의 마을이라던, 그 집성촌의 조상들 또한 이 강을 통해 억척스런 삶을 일구어나갔으리라. 요컨대 강줄기는 집안과 집안 사이를 잇기도 한다. 아버지는 삼랑진의 물로 소의 목을 축였고, 어머니는 맥도의 물로 논에 물을 댔다. 디스토마같은 병을 알지 못했던 시절, 배가 고프면 사람들은 낙동강에서 먹을 것을 구했다. 공단도 농장도 없던 그 시절 강에는 먹을 것도 지천이었다. 외할머니가 담낭암을 앓게 된 것도 사실 그 때문은 아닐까 이제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