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출신들은 애향심이 강하다. 풍요로운 9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이들이라면 더욱이. 2차 산업이 활황이었던 90년대 초중반은, 특히나 창원 경제의 전성기였다. 왕복 8차선 창원대로만큼 넓은 도로는 국내에서도 손꼽는다던가, 창원 로터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로터리라던가, 창원터널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터널이라던가, 돌이켜보면 정말 자랑할 것이 없었구나 싶은, 그런 이야기조차도 자랑스럽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고향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있지만, 그나마도 주중에는 인근의 거제나 부산, 대구에서 일하고 있다. 온전히 창원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사는 친구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나 또한 머리 크고는 서울에서 지낸 시간이 훨씬 길다. 그 사이 나도 나이를 먹었고, 도시도 변화했다. 고향을 자주 찾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