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에 8년을 살았는데도, 졸업 이후로는 흑석동을 찾은 기억이 거의 없다. 결혼식에 와준 친구가 본동에 살고있어 답례로 밥이나 한 끼 먹자고 약속을 잡았다. 막상 본동 인근엔 마땅찮은 식당이 없어 모처럼 흑석동을 들렀다. 신입생 시절과 비교하면, 아니 졸업 당시와 비교해도 학교는 많이 변했다. 신입생 시절엔 지금의 잔디광장이 Y로 라 불리며, 그 중앙에 꼬추탑이라 불리던 남근 모양의 탑이 있었다. 풍수지리상 음기가 강한 땅이라 그 음기를 누르기 위해 그랬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지금의 교양학관 건물은 정경대학이 사용했었다. 경제학과를 다니던 고등학교 동창 덕에 뺀질나게 찾던 건물이다. 팔각정이라 불리던 매점이 있었는데, 아예 부속건물 자체를 허물어버려 이제는 흔적도 없다. 영신관의 할매동상에는 가끔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