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제주도를 찾았던 것은,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여행 때였다. 지금도 잘 이해되지 않는데, 막 고등학교에 올라와 적응에도 힘겹던 3월, 전교생이 배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 여행을 갔었다. 아는 얼굴 하나 없이 그저 적응에 힘겨웠던 때라, 별 감흥도 없었고, 정작 들렀던 곳이 소인국테마파크 같은 업체와 계약된 관광지 위주였기에 실로 실망스러웠다. 두번째 만난 제주는 처음과 또 달랐다. 대학교 1학년 때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으로, 친구들과 일주일 정도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일주했었다. 첫날 하루를 빼놓고는 일주일 내내 비가 와서 고생했었지만,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좋았던 기억이다. 생애 처음으로 내 손으로 계획한 장기여행이었다. 그 즈음해서 장마에 접어든다는 일기예보를 한 달전부터 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