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반추해보면, 친구놈들 중에는 고시를 준비하던 서울대생도 있었고, 형편이 어려워 먼저 사회로 뛰어든 친구도 있었다. 벌써 굴지의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도 있었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전역 후에 다시 학교를 간 친구도 있었다. 뒤늦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군인도, 어쩌다보니 애아빠도 있었다. 뭐 20대란 대개 학교를 다니고, 가끔 돈을 벌고, 한 번쯤은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그런 나이가 아니었나 한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은 교과서로 세상을 배웠다. 그 때 우리가 본 교과서 속 세상은, 아득한 별천지같은 것이었고, 우리의 시야는 결코 칠판의 직경을 넘지 못했다. 시험을 치르고나면 세상이 바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철저히 당사자들만의 이야기였다. 변한 건 오히려 우리였다. 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