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앞두고, 청첩장을 돌리기 위해 휴가를 내어 방문한 창원. 20살 무렵에는 그저 번잡한 서울이 싫었고, 어느덧 그 번잡함에 익숙해져갈 무렵부터는, 어딘가 발전없이 정체되어 있는 듯한 고향에 무관심해졌다. 조금은 느리게 흘러가는 고향의 속도를 좋아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의 뿌리를 내린 곳은 생활의 터전인 서울이 아니라 유년기를 보낸 고향 창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1년에 세네번 남짓 찾는 고향이지만, 갈 때마다 늘 포근히 품어주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겨울은 더 그러한데, 매서운 서울의 칼바람에 비해 창원은 새해와 함께 봄이 찾아오는 듯한 기분마저 들 정도다. 귀산은 아버지께서 평생을 일하신 직장이 있다. 낮의 육중한 기계소리가 가시고 나면 밤에는 집어등을 환하게 켠 어선의 ..